어릴 적 자주 불렀던 동요 중에 ‘돌과 물(바윗돌 깨트려)’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바윗돌을 깨트려 돌덩이, 돌덩이 깨트려 돌멩이, 돌멩이 깨트려 자갈돌, 자갈돌 깨트려 모래알, 랄라 랄라라 랄라라...” 큰 바위가 쪼개져서 점점 작아진다는 노래다. 모래알에서 더 잘게 깨지 않고 멈춘 건 그 당시 당연한 일입니다.

요즘은 깨진 모래알들이 바람을 타고 날아다닙니다. 그렇다 보니 노래 가사와 제목을 ‘모래알 깨트려’로 제목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모래알 깨트려 황사, 황사 깨트려 미세먼지, 미세먼지 깨트려 초미세먼지, 엉엉 우아앙 우아앙” 아마 이 동요는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에게 황사나 미세먼지의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데 좋을 것 같습니다.

먼지가 작으면 작을수록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경각심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황사 크기인 1~10마이크로미터(㎛) 정도의 먼지는 공기 중을 떠다닐 수 있습니다. 반면에 20㎛ 정도의 먼지는 가라앉습니다. 담배연기(1㎛ 정도)는 공기 중으로 날아서 흩어지고 잘 갈린 밀가루(30~40㎛)는 입김에 쉽게 날리지만 시간이 지나면 곧 바닥에 뿌옇게 가라앉는 것과 같습니다. 참고로 미세먼지는 10㎛이하, 초미세먼지는 2.5㎛이하의 먼지를 말합니다.

공기 중에 떠다니면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먼지만은 아닙니다. 바로 스모그다. 설상가상으로 황사가 부는 날 스모그까지 발생한다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말할 필요도 없이 ‘최악’입니다. 마치 문 닫힌 습식 사우나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상태와 같습니다.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힙니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먼지나 스모그가 인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곳을 바로 호흡기다. 미세먼지나 스모그는 폐기관지에 들어가면 빠져 나오지 못하고 머물러 있게 됩니다. 특히 섬모가 없는 세기관지나 폐포(허파로 들어간 기관지 끝에 포도송이처럼 달려 있는 자루)까지 들어간 먼지들은 한번 잡히면 빠져 나오지 못하는 파리지옥과도 같습니다.

여기에 중금속이나 오염물질이 포함돼 있다면 단순한 물리적인 자극이 뿐만 아니라 화학적, 면역학적인 문제를 일으킵니다. 기관지염은 물론이고 폐가 굳어가는 폐섬유증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탄광에서 일하는 광부들에게 많이 걸리는 광부폐증(진폐증) 등도 미세먼지에 의한 것입니다. 또 피부염이나 결막염의 원인이 되며 심지어 우울증의 악화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 몸에서도 호흡기나 위장관으로 들어온 미세먼지를 제거하는데 가장 좋은 것은 바로 물입니다. 물을 충분하게 섭취하면 폐기관지의 습도를 높여 청정작용과 땀과 소변량을 늘려 중금속 등의 오염물질이 비교적 쉽게 제거됩니다.

또 황사가 불거나 스모그가 심한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는 실내에서 도라지차 한잔을 마시기를 추천합니다. 도라지는 폐기관지의 노폐물을 제거하는데 탁월합니다. 복용을 시작하면 가래양이 늘어나는 것 같지만 가래를 생기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가래를 배출하는 효과가 큰 것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돼지고기도 체내의 중금속 등을 제거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동의보감에도 돼지고기가 수은과 광물질을 해독하는 효능이 언급돼 있습니다. 돼지고기를 첨가한 사료를 먹인 실험쥐의 카드뮴 배출능력이 좋았다는 논문도 있습니다. 어쨌든 황사가 부는 날이면 한번쯤 돼지고기 삼겹살을 즐기는 것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