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항상화 물질인 `폴리페놀'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집니다. 과일, 야채, 적포도주에 많이 들어있다는 폴리페놀의 항산화 작용이 수많은 난치질환을 억제한다는 사실이 보도되고 그 사실이 증명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전공학 기술로 폴리페놀을 강화시킨 야채, 과일, 곡물도 등장했다고 합니다. 당장이라도 무병장수의 꿈이 실현될 것 같습니다.

폴리페놀은 타닌, 리그닌, 플라보노이드로 분류되는 다양한 천연 물질을 통틀어 부르는 이름입니다. 수십년전 대구 낙동강의 페놀사건은 분자 구조에 페놀을 닮은 부분이 있을 뿐이지 화학적 성질은 맹독성인 페놀과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폴리페놀은 식물 생리에 중요한 `시키미산'이라는 중간체를 통해 만들어진다 합니다.

시키미산은 `시키미'(シキミ)라는 일본 원산 붓순나무의 이름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시킴산'이라고 부르면 안 됩니다. 시키미 열매는 식용 향신료인 중국산 팔각회향과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닮았지만 신경 독성이 강해서 식용으로는 절대 쓰지 않는다 합니다.

목질소(木質素)라고 부르기도 하는 리그닌은 셀룰로오스 다음으로 흔한 생유기 고분자입니다. 나무의 목질 부분을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리그닌은 건조된 목재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흔하다 합니다. 리그닌은 물에 잘 젖지 않기 때문에 식물 줄기에서 물이 지나가는 통로를 만드는 재료가 된다고 합니다. 사람을 포함해서 대부분의 동물은 리그닌을 소화시키지 못합니다.

떫은맛이 나는 타닌도 거의 모든 식물에 들어있습니다. 마른 잎의 절반 정도가 타닌일 정도입니다. 특히 척박한 산성 토양에서 자라는 식물은 종류에 상관없이 많은 양의 타닌을 만들어낸다합니다. 그래서 타닌은 진화 과정에서 전혀 다른 생물이 공통된 특성을 갖게 되는 수렴진화의 대표적인 예로 소개됩니다. 타닌의 떫은맛이 초식동물을 쫓아버리기도 하지만, 식물 잔해의 분해를 통한 질소 순환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결국 요즘 많이 찾고 있는 폴리페놀은 플라보노이드에 속하는 물질들입니다. 안토시아닌이나 카테킨을 비롯해서 수천 종의 플라보노이드 물질들이 알려져 있습니다. 대부분의 플라보노이드는 수분(受粉)이나 씨앗의 확산에 도움이 되는 곤충이나 동물들이 좋아하는 노란색이나 붉은색의 색소입니다. 짙은 자주색의 안토시아닌이 대표적입니다. 꽃이나 과일의 화려한 색깔이 대부분 플라보노이드 때문입니다. 플라보노이드는 미생물이나 해충의 공격을 막아내는 방어용 물질의 역할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백년초의 꽃은 노란색이고 열매는 자색입니다.

우리는 음식을 통해 엄청난 양의 플라보노이드를 흡수합니다. 색이 짙은 과일과 채소에 넘쳐날 정도로 많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플라보노이드는 우리에게 영양을 공급해주는 `영양분'은 아닙니다. 플라보노이드가 알레르기, 염증, 감염 등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요즘 플라보니아드의 항산화 작용에 대한 주장이 쏟아져 나옵니다. 플라보노이드가 많이 들어있는 식품을 먹은 후에 혈액의 항산화 효과가 증가한다고 하는 것은 우리가 잘 아는 사실입니다. 이처럼 색소나 화학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복잡하고 미묘합니다. 백년초에는 페놀성 물질과 플라보노이드, 식이섬유, 비타민C, 칼슘, 복합 다당류 등 인체에 중요한 각종 성분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백년초 폴리페놀 성분의 증거는 백년초 뿌리에 근접한 밑중치 줄기를 자르면 진액이 나오고 잘린면에는 황색으로 색깔이 변합니다. 즉 황변작용입니다. 이유는 백년초에 들어있는 페놀성 화합물과 폴리페놀 산화효소가 공기와 접촉하면 페놀성 화합물과 산소가 반응하고, 폴리페놀 산화 효소가 이들의 산화작용을 촉진시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위에 매년 올라오는 줄기보다 밑둥치에서 그런 현상이 많은 것으로 보아 오래되면 될수록 그러한 페놀성물질이 더 많이 함유된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앞으로 더 지속적으로 연구할 것입니다.

황변작용이란 감자, 사과, 바나나, 홍차 등과 같은 식물성 조직 중에는 카테킨, 갈릭산, 티로신 등의 페놀성 화합물을 함유하고 있으며, 보통 이들 식품에는 이 페놀성 화합물을 산화하는 효소가 들어 있어서 신선한 식물체에 상처를 내면 이 둘이 반응을 하여 황색물질을 만들어 내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