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연휴 잘 보내고 계신가요?
 
명절연휴 마지막날을 보내면서 어머님이 잘 가꾸신 백년초며 화초며 베란다 정원을 꾸미는 일을 도와 드렸습니다. 돌아가신 아버지는 재산은 거의 남기지 않았지만, 많은 물건들을 남기셨습니다. 책, 모자, 신발, 전자제품, 자전거를 비롯 삽, 호미, 곡갱이 등 농사도구까지. 베란다 정원의 온갖 화초들도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남긴 것들입니다.
 
긴 겨울을 이기고 기지개를 펼 준비를 하는 농장의 저 푸른 선인장처럼 어머니의 정원은 거의 죽었다고 생각한 것도 어느날 보면 초록 잎과 가지를 틔워 내는 조화를 발휘 해냈습니다. 내가 키우면 다 죽는데, 어머니의 베란다 정원은 봄이면 형형색색의 꽃들이 만발했습니다.

“어머니는 화초를 키우며 베란다에 봄을 일구고 계시는구나. 그렇게 어머니는 우리 자식들처럼 저 비좁은 공간에서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일궈내는 저 봄 속에는 생명의 분투와 삶의 가능성이 가득하구나. 누구에게는 저기 저 먼 곳에서 봄이 올 테지만 누구는 바로 여기서 봄을 일구고 있구나…”
 
“나는 나의 봄을 일구고 있는가?”라며 반문해봅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선인장을 키우려 하는가?” 나는 그 물음에 황무지 위에 생명을 부지하려고 하는 한 그루의 선인장이 된 느낌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농부의 마음으로 고랑을 파고 이랑을 쌓는, 단지 생명의 희망을 주고 진실하게 키우렵니다. 선인장의 강한 모습과 생명에 대한 분투와 삶의 가능성이 어떤 유산보다 값지고 위대한 재산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