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세건강 - 건강한 100년 삶을 약속합니다. - 남해백년초 갤러리 [[지금 농장에선] 기다림의 미학]

모두들 긴추위에 건강하셨지요^^ 유래없이 한반도에 불어닥친 한파는 모든것을 얼게 했습니다. 추울때는 아무생각없이 따뜻한 날이 오기를 기다렸는데, 추위도 어느덧 누그러져 예전 기온으로 점점 되돌아 오는듯 합니다.

그렇게 자연의 시계는 끈김없이 잘도 돌아갑니다. 무더운 더위도 저번 강추위도 아랑곳없이 언제 그랬냐는듯이 생체기가 난 자리가 다시 아물게 되고 꽃도 피게 되고 열매도 맺게 될 테니까요.

자연생태계이든 사회문화현상이든, 어떤 것이 생성되고 착근하는 과정에는 '기다림'이라는 언어적 층위를 거치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한낱 미물에 지나지 않은 어린 매미도 흙속에서 숱한 세월을 인내하며 기다린 끝에 우화등선(羽化登仙)할 수 있으며, 쌀 한 톨도 농부의 눈물겨운 인고의 시간을 거쳐야만 얻을 수 있는 결실이 아니던가요!

혜민 스님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서 음악이 아름다운 것은 음표와 음표 사이에 존재하는 '적절한 거리감'(쉼표)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수산나 타마로는 '마음 가는 대로'에서 자신 앞에 수많은 길이 열려 있을 때, 아무 길이나 들어서거나 흔들리지 말고 "조금만 더 기다리며" 가만히 자신의 마음에 귀를 기울여 보라고 했습니다. 세상이 복잡할수록 잠시 멈추어서 거리를 두고 사물을 관조함으로써 지혜로운 삶의 방향을 가늠해보라는 뜻일 것입니다.

시골 정류장에는 무언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꼭 있기 마련입니다. 더러는 시외버스를 기다릴 터이고 더러는 오일장에라도 나왔다가 모처럼 지인이라도 만날 요량으로 그처럼 묵묵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설사 기다리는 버스나 만나야 할 사람이 더디 올지라도 그들은 불안해하거나 서두르지 않습니다. 기다리는 대상이 끝내 나타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알묘조장(揠苗助長)'이라는 한자성어가 있습니다. "어린 싹을 빨리 크라고 손으로 잡아 빼는 형국"을 일컫는 말이라고 합니다. 어떤 일이든 너무 성급하게 대들면 오히려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경구입니다. 제대로 된 도공(陶工)이라면 도자기가 빨리 구워지지 않는다고 초벌구이 가마 불속을 마구잡이로 헤집지는 않을 것입니다.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은 남을 탓하지 않고 겸허한 마음으로 인내하면서 끝내 다가가고 싶은 목표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기다림이라는 말에는 진정어린 소박함과 인간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집니다.

보리밭 근처에서 시집간 누나를 기다리는 어린 남동생은 눈물겨울 정도로 정이 갑니다. 등교시간에 집에 두고 간 도시락을 들고 복도에서 손자를 기다리는 할머니의 손은 너무나 곱습니다. 추운날 아궁이에 불을 지피며 밥이 익어가기를 기다리는 아낙네의 마음은 한없이 풍요롭습니다. 비 내리는 저녁 시간에 정류장 한켠에서 우산을 받쳐 들고 남편의 귀가를 기다리는 아내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그렇다고 막연한 기다림은 없습니다. 기다림에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풍요로운 화사한 모습으로 돌아 온다는 강한 믿음의 언약이 있습니다. 슬퍼하지 마세요. 불안해 하지도 마세요. 믿음으로 긴 기다림을 견뎌내는 그 사람의 마음속에는 벌써 봄이 오고 있겠지요.

백년초농장에 백년초는 추위와 사투하면서 저렇게 푸르르게 인고의 세월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남해백년초와 백세건강 이야기 그리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이야기가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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