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초 농장에 열매가 가을 햇살을 맞고 자주색으로 점점 변해 가고 있습니다.

오방정색인 적(赤), 청(靑), 황(黃), 흑(黑), 백(白)을 두 가지씩 합한 색으로 홍(紅), 벽(碧), 녹(綠), 류황, 자(紫)색을 오간색이라 합니다. 자색은 적색과 흑색을 합한 색으로 자주색, 즉 보라색입니다. 

이론과 실상은 많은 거리가 있는데 때로는 하늘과 땅, 때로는 순간이라고 불리는 찰라만큼 일지라도 반드시 거리가 있습니다. 이 자주색도 마찬가지입니다. 적색과 흑색을 빛으로 합하거나 색료로 합하거나 어느 방법을 쓴다고 해도 자색은 될 수 없습니다.

흔히 자주라는 색상용어는 노인들이 많이 쓰던 말입니다. 일설에는 아들을 낳은 여인만이 저고리 고름색으로 사용했다고 하나, “흰 저고리에 자주고름 달고” 는 부인네들이 통상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한 말이었습니다(처녀들은 흰 저고리에 빨강고름을 달았다). 노인들은 그 색을 붉은 팥 색, 또는 팥 자주색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붉은색이 많이 포함된 검은 빛을 띤 저채도의 색감을 지칭합니다. 

남해백년초 자주색 즉 보라색도 그러합니다. 어떤 백년초는 열매가 연한 핑크색이 도거나 그냥 핑크색이 지만 남해에서 자라는 토종백년초의 열매는 자색빛이 도는 깊은 보라 즉 루비보석빛입니다.

자색빛이 도는 열매나 채소는 심장병 예방 효과가 있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을 비롯해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는 안토시아닌 성분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연구에 의하면 자색양파의 경우 흰색양파에는 없는 100g당 평균 320mg의 플라보노이드가 들어 있어 흰색양파(평균 305.3mg/100g)보다 많거나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흰색양파에 없는 안토시아닌 성분도 약 40mg/100g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하네요.

한편, 플라보노이드는 주로 식물의 잎·꽃·뿌리·열매·줄기에 많은 식물성 색소 성분으로, 항균·항암·항바이러스·항알레르기와 항염증 활성을 지니며, 체내 산화 작용을 막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안토시아닌은 꽃이나 잎, 과일의 껍질에 있는 색소 성분으로 지방질을 잘 흡수하고 혈관 속의 노폐물을 녹여 내보냄으로써 피를 맑게 해줍니다.

기능성물질인 ‘플라보노이드’와 ‘안토시아닌’이 동시에 많이 들어있는 식품 소재는 백년초 열매 외에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