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어김이 없어서 입추와 처서가 지나가면서 그 위세가 당당했던 여름도 꺾였습니다. 이내 아침저녁으로 깊고 푸른 하늘이 열리더니 마침내 시원한 바람이 붑니다. 들판에는풍요로운 오곡백과가 결실을 맺기 시작했습니다. 여름에 지친 생명들을 위하여 자연이 준비하는 보상이리라.

오늘은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 칠월칠석 날입니다. `럭키세븐(Lucky Seven)' '7'이 둘씩이나 말입니다. 인간의 의지 너머로부터 얻는 것이기에 `행운'입니다. 특히 서양인들에게 있어서는 `7'은 신(神)을 뜻하는 숫자입니다. 그래서 고대 사람들은 7개의 기적으로 불리는 창조물을 숭배했습니다. 이집트의 가자 피라미드, 바빌론의 공중정원, 올림피아의 제우스상,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 신전, 할리카르나소스의 마우솔레움, 로도스의 크로이소스 대거상, 알렉산드리아의 파로스 등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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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는 7개월째에 칠규(七竅)가 열린다고 합니다. 눈, 코, 입, 귀 일곱 개의 구멍입니다. `단군태시론(檀君太始論)'에서는 일생 신체의 변화가 7년 주기로 나타난다고 했습니다. 남녀 부동석인 7세에서 49세 완경기(폐경기)까지입니다. 49는 7의 제곱수죠. 불교에서는 49재(칠칠재)를 통해 망자의 극락왕생을 축원합니다. 기독교에서 1주일 중 7일째 날은 안식일입니다. 49년(7×7)의 다음 해를 희년(禧年)이라 부릅니다. 성경에서는 일곱 가지 죄악을 경계하라 했고, 불교 법화경에서는 칠난(七難)에서 벗어난 행복이 칠복(七福)이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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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빌론에서는 `7'을 생명의 근원 숫자로 여겼습니다. 3과 4가 합쳐진 완전수입니다. 3은 아버지와 어머니, 그 사이에서 탄생한 아이입니다. 4는 불, 물, 흙, 공기입니다. 그런가 하면 신이 준 정신, 육체, 혼을 일컫는 3이 생명의 조건인 4(물, 불, 바람, 흙)와 어우러져 `7'이 되었다고 믿었습니다. 따라서 인간은 육체, 욕망, 느낌, 정의, 이상, 자아, 개성의 7가지로 구성돼 있다고 했습니다. 동양학 중용(中庸)에 나오는 칠정(七情), 희(喜) 노(怒) 애(哀) 구(懼) 애(愛) 오(惡) 욕(慾)과 맥을 같이 하기도 합니다. 심리학적으로 7은 `너무 많음'과 `너무 적음' 사이의 이상적인 숫자라고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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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추(天樞) 천선(天璇) 천기(天璣) 천권(天權) 옥형(玉衡) 개양(開陽) 요광(搖光)이 북두칠성(北斗七星)입니다. 음력 7월7일, 그 칠성이 가장 또렷하기에 칠월 칠석입니다. 희망의 상징 무지개도 일곱 빛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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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모든 분들에게 행운이 깃드길 기도합니다. 요즘 경기가 좋질않아 만나는 사람마다 웃을 일이 별로 없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모든 일은 마음 먹기에 달렸습니다. 그래서 칠월칠석의 '럭키세븐'의 행운을 받아 들일 수 있는 여유만 있다면 행운의 무지개는 바로 거기에 존재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