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경칩입니다. 숨어있던(숨을 칩, 蟄) 개구리나 벌레 등 동면하던 동물이 따뜻한 봄을 느끼고 놀라(놀랄 경, 驚) 일어나서 경칩이라 합니다. 원래는 계칩(열 계, 啓蟄)이라 불렸지만 한무제의 이름(劉啓, 유계)인 계를 피해(피휘, 왕의 이름을 감히 쓰지 못해 다른 글씨로 대체해서 사용함) 뜻이 비슷한 경으로 바꿔서 경칩이라고 불렀습니다.

깊은 잠에 빠진 개구리들이야 좀 더 달게 주무시라 놔두고 얕은 산자락 밑은 이미 봄 햇살을 즐기느라 은근히 야단법석입니다.

봄은 부드러운 시간의 호흡이고 자연들끼리의 융합입니다. 풀 한 포기가 잘 자라면 모든 생명이 건강하게 자라고 풀 한 포기가 말라 죽으면 모든 생명이 죽는다고 합니다. 나만 잘살면 되는 것이 아니라 남이 잘살면 나도 잘살아진다는 가르침입니다.

이렇게 도와주고 북돋아주면서 자연에 새로운 생명력이 소생하며 깨어나는 것과 반대로 사람은 봄이 오면 오히려 더 처지고 졸리게 됩니다. 누구 하나 피곤하지 않은 사람이 없겠지만, 봄이 되면 더 피로감이 몰려와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사람이 많습니다.

흔히 말하는 춘곤증, 식후에 증상이 심해져 식곤증이라고도 불리는 증상이 그것입니다. 의학적으로는 계절성 피로감, 봄철피로증후군이라고 불리는데, 1~3주 정도 지나면 증상이 호전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간장 질환, 결핵, 갑상선 질환 등의 초기 신호일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춘곤증의 특별한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인체가 적응하는 과정에서 피로감을 느끼게 되고, 활동량이 늘면서 각종 영양소가 필요한데 적절히 공급이 되지 않아 생길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도 춘곤증의 원인을 비슷하게 생각했습니다. 겨울철 양생을 잘못했을 때 춘곤증이 발생한다 고 봤습니다. 겨울에 몸의 원기를 잘 저장하지 못하고, 함부로 활동해 몸의 기운이 상하면, 봄철에 사용할 기운이 없어 피로를 느낀다고 본 것입니다. 춘곤증은 규칙적인 생활만 해도 증상이 호전됩니다.

또 가벼운 운동을 통해 근육을 풀어주고 과도한 커피, 음주, 흡연을 피해 몸의 피로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비타민 B1, C가 많은 제철 채소 섭취는 영양분을 공급해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체력 자체가 약해서 생기는 피로감의 경우 증상과 체질에 따라 적절한 식생활이나 건강식품 등을 복용해 체력을 보강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척추의 불균형으로 인한 만성피로의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틀어진 척추뼈와 근육을 바로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틀어진 뼈와 근육을 바로잡아주며 주변 조직의 기혈 순환을 촉진하기 때문입니다.

행복과 성공은 변화를 도모하고자 하는 각성과 지혜에서 나오는 법입니다. 신영복 선생의 다짐처럼 과한 요행을 삼가고, 널리 덕을 나누며, 상식으로 판단하고, 오늘을 살았으면 합니다.

헐값에 팔아넘겼던 땅에도 봄은 오고, 메말랐던 골목길에도 봄볕은 인색하지 않게 찾아오리라. 이제 곧 연분홍 치마가  바람에 휘날리겠다.